웹의 진정성
미니멀리즘의 미학, 말 그대로 단순하고 절제된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사조가 웹에도 불고 있다. 색과 감정의 지나친 남용을 배제한 모노톤의 컬러, 불필요한 장식을 없앤 절제된 디자인, 심플한 콘텐츠까지… 합리적 디자인이 던져준 명쾌함은 어긋남이 없는 다각형의 모서리처럼 섬세하고 꼭 맞아떨어지는 드레스 라인처럼 깔끔하다.
플라톤이 던졌던 ‘나는 무엇을 바라는가’라는 질문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합리성을 제외한 여백을 통해 보다 선명히 드러나는 본질에의 접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병가로 인한 여파를 실감케 하고 있는 애플 창업자이자 CEO 스티브 잡스는 매번 디자인을 내놓을 때 ‘불필요한 부분은 하나도 남겨두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본체와 모니터가 하나로 연결돼 있고 나사가 없는 반투명 케이스의 매끈한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됨의 극치를 보여준다. 컴퓨터의 기능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잘 표현한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의 웹 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또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도 3단에서 다시 2단으로 심플하게 바뀌고 있는데, 명확하고 간결한 디자인은 글로벌 트렌드인 동시에 포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웹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추상적이든 추상적이지 않던 간에 간결하고 명확한 언어를 통해 본질에 보다 쉽게 접근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렇다면 웹의 진정성은 무엇인가?
과장이 있으되 거짓되지 않은 진실을 담아내는 공간, 왜곡되지 않은 시선, 우리의 삶과 우리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참여와 공유의 장으로서의 개념을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감성을 터치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삶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으로 삶의 본질적 순수함이 그 속에 반영되어야 하겠다. 비록 그 모습은 가상 공간이라는 특이성에 의해 과장되고 다소 동떨어져 있을지라도 사람들은 그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방법을 점점 터득해가고 있는 듯하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서로의 진실을 알기 위해 대화라는 훌륭한 통로를 통해 소통을 시도한다. 이는 웹도 마찬가지다. 이해의 노력과 시도, 상호작용 없이는 웹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웹 트렌드의 키워드로 자리잡은 UX(User experience) 개념 또한 웹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금 더 친밀한 공감와 진실함을 담고자 하는 진정성에서 발현된 것이 아닐까.
웹의 진정성은 이와 같이 본질로의 회기를 꿈꾸는 미니멀리즘과 공간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여백에 깃든 아름다움, 그 간극을 채우는 다양한 감성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금씩 완전해지고 있다..
지난 2월 2009 웹어워드컨퍼런스에 ‘청소력(?掃力)’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참가한 한 발표자는 발표 서두에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현재 일하고 있는 컴퓨터 외엔 아무것도 없는 작업 공간을 공개하면서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이 있다’라는 디자인 모토를 얘기했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아이가 커서 한국의 웹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메시지는 공감과 감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공감’을 끌어내는 데 사용된 경험은 감동을 자아내고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참여하게 만든다.
우리는 현재의 웹을 정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유명한 프랑스 영화감독 로베르 브레송(1907~1999년)은 “진실된 것은 모방이 불가능하고, 거짓된 것은 변형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한 그루의 나무를 웹이라는 토지 위에 심어보자. 그 열매는 웹의 진정성을 알려주는 하나의 진실이 될 것이다. 뿌리는 대로 열매는 맺히기 마련이니까.
글 박수연 기자 pksyn@webs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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